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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ility 지속가능한 삶

옷과 신발을 수선하면 보조금을 준다고? - 프랑스 이야기

by Slow Kate 2023. 7. 29.

(사진출처 : Adobe Stock)

 

전 세계에서 매년 판매되는 의류・신발・침구류는 1000억여 개에 달합니다. 이 중 프랑스에서는 1인당 연간 10.5kg를 소비하며 매년 70만 톤의 의류가 버려지고 이 중 3분의 2는 매립된다고 해요.

 

지난 7월 12일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 베랑제르 쿠야르(Bérangère Couillard)는 다가오는 10월부터 신발이나 옷을 수선하면 6~25유로(약 8,500~35,000원) 사이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어요. 예를 들어, 신발 굽을 갈면 7유로(약 1만 원), 재킷이나 스커트 등의 안감을 가는 데에는 10~25유로(약 14,000~35,000원)가 지급됩니다. 프랑스 정부는 향후 5년간 이 보조금에 1억 5천4백만 유로(약 2,184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요. 프랑스의 수선 보조금 정책은 작년부터 시작된 프랑스 정부의 섬유산업 혁신과 패스트 패션과의 싸움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이 소비자들이 고쳐서 다시 사용하고 재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제도는 가전제품에도 적용이 된다고 합니다.

 

이 수선금 지원 제도는 리패션(Refashion)이라는 환경단체를 통해 운영될 예정인데, 리패션에 등록된 의류 및 신발 수선업체에서 수선을 받으면 해당 금액을 환급받는 방식입니다. 리패션(Refashion)은 소비자가 섬유 제품을 고치고 재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게 소비하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은 기부하도록 장려하고, 기부된 의류의 56%는 재사용되고 32%는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 정책은 제화공과 수선업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이미 2020년에 '순환경제를 위한 낭비방지법'을 채택, 2020년 2월부터 시행하여,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기업의 제품 생산방식부터 소비 습관까지 변화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6년 계획으로 이루어진 이 법안은 자원을 재사용, 재활용하기 위한 캠페인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것부터 매년 새로운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제조업계는 제품을 계획적으로 빨리 노후화되도록 만들지 않도록 하고 제품의 수리 가능성 지수를 공개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휴대폰이 2년만 지나면 기능이 떨어져 다시 사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줄어들겠죠? 👀 탄소 배출 감축 목표 역시 1990년의 40% 감축에서 2030년까지 55% 감축으로 그 목표를 높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프랑스 내에서는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실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평도 있습니다. 수선 보조금 정책 역시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닌데요. 개개인의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돌리는 방식의 접근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환경 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어요. 옷의 지퍼나 버튼을 수선하는 것 보다도 더 과감하고 야심 찬 제도가 필요하고, 소비자가 수선업자를 찾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수선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옷의 제조업자들이 수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요.

 

프랑스에서는 2024년 1월부터 옷의 라벨에 환경 임팩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추가하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당 옷 한 벌을 만드는 데에 사용된 물의 양, 사용된 화학 약품, 미세플라스틱 배출량, 재활용 소재 사용 여부 등의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 것이죠. 라벨을 추가하는 것 자체가 탄소배출을 늘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러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개 함으로써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구매활동에 도움을 주고 기업에서도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완벽한 것은 없겠죠.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고, 강력하고 효과가 빠른 방법이 필요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옷의 지퍼를 고치고 신발의 굽을 가는, 어떤 시각에서 보면 작은 행동의 변화라도 국가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적게 입고 빨리 버리는 패스트 패션 문화에서 벗어나, 고쳐서 더 오래 사용하는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 소식을 접하면서 괜히 부러운 저만 그런가요~? 🧐

 

계속되는 장마와 폭우로 인한 피해, 세계 곳곳의 기록적인 폭염 소식을 접하면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인 듯합니다. 우리의 소비 생활을 돌아보고 다시 쓰고 고쳐 쓰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더욱 힘을 모아야겠지요?

 

 

 

 

 

<자료 출처>

영국 가디언지, Stitch in time: France to help pay for clothes to be mended to cut waste

‘Just pathetic’: France’s ‘make do and mend’ green strategy proves divisive

영국 BBC, French to get bonus to make do and mend clothes

뉴스트리, "헌 옷 수선하면 돈 드려요"... 프랑스 '옷 수선 보조금'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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